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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1. 27

올해 수학 22번을 5분 안에 푸는 방법

수학 실력만은 직관을 배신하지 않습니다. 저는 작년에 여러 창업 경진 대회들과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며 제가 좋아하고 꿈꾸고 있던 다른 분야에 시간을 투자하고 있었기에 수능을 준비할 시간이 없었고, 유일하게 한 공부는 수능장을 향하는 기찻길에 푼 6월 9월 모의고사 뿐입니다. 이렇게 공부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과목과 달리 수학만은 오히려 수능을 준비했을 때보다도 훨씬 높은 성적이 나왔습니다

모든 문제를 푸는데 60분이 걸렸고, 40분간은 4점 문제를 처음부터 다시 풀며 실수를 검토했습니다. 그렇기에 수학 실력만큼은 한번 사고력과 직관을 확립하고 나면 절대 어딜가지 않는다는 것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저희가 생각하기에, 올해 수능 22번 문항은 수학에서 직관의 힘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인 것 같습니다. 올해 수능 22번의 정답률은 1.4%로, 분명 모든 조건을 하나하나 증명하고 파고든다면 정말 어려운 문제입니다. 평가원 또한 이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고, 이를 통해 학생들을 변별하려고 했을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이 문제를 현장에서 푸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렸을까요? 5분 걸렸습니다.

일단, 현장에서 이 문제를 본다면 ‘이 조건 하나만 잘 해석하면 모든 것이 쉽게 풀리겠다’ 라고 생각하며, 이 조건을 가장 쉬운 방법으로 해석하는 데에 모든 힘을 기울여야 합니다. 또한 문장이 부정형으로 구성되어 있고, 부등호(<)에 등호가 포함되어 있지 않기에 직관적으로 이를 동치로 바꿀 생각이 듭니다. 동치로 바꾼 후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를 조금만 문학적으로 해석해본다면,,이라는 정수 1단위로 움직이는 두 개의 심판대가 있고 이 지점에서이 같은 부호를 가르켜 ‘무죄’를 선고받거나, f(k-1) 또는 f(k+1)이 0이 되어 나머지 하나의 부호와 무관하게 ‘면책’되어야 합니다. 는 현장에서 이렇게 이미지화하여 머릿속에서 생각했습니다.

이후 “≥”의 존재를 생각했습니다. 평가원은 이유 없이 “≥”를 주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평가원은 ”≥”를 조건으로 준 상태로 “>”의 성질만을 이용하도록 문제를 설계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고, 평가원이 평가원인 이상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비록 동치를 통해 우리가 조건을 변환했다고 해도 이 변환은 평가원이 철저히 의도한 것이기에, 위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증명 없이도 f(x)가 적어도 하나 이상의 정수 근을 가짐을 느껴야 합니다.

이후 밑의 조건을 통해 최고차항이 1인 삼차함수에서 기울기 값이 음수인 조건이 주어졌으므로, 두 개의 극값을 갖는 일반적인 삼차함수의 개형만을 떠올려도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f(8)의 값이 자연수가 되어야 하기에 f(x)의 근이 복잡한 형태를 띄고 있을 것 같진 않습니다. 각 근의 분모가 2, 4, 8, 16 … 이내의 형태로 결정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f(x)는 몇 번 ‘면책’받을까요? 만약 어떤 정수 k에 대해 f(k)=0로 ‘면책’받고, 이 실근이 중근이 아니라면의 심판 과정에서또는에서 또 다른 정수 근을 갖게 되어 다시한번 ‘면책’받거나, 열린 구간 (k-1, k+1)에서 또 다른 실근을 갖고 ‘무죄’를 선고받아야 합니다. 먼저, f(x)에 정수가 아닌 실근이 두 개 이상 나온다면 f(8)이 자연수가 되기 어려워집니다. 그러므로 우리는또는에서 정수 근을 갖는 경우를 먼저 생각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자연스럽게 ‘아무리 넓어도 구간 [-1, 1]에서 승부가 나겠다’ 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맹목적으로 경우를 확정해버리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러나 두 개의 정수 근을 갖는 경우를 먼저 생각한 뒤 구해지지 않는다면 이후에 나머지 경우들을 생각해보아도 늦지 않습니다. 오히려 방향성을 정하지 않은 채 모든 경우를 동등하게 살펴보는 쪽이 더 비효율적입니다. 우선 f(x)가 x=-1/4과 x=1/4에서 모두 감소한다는 사실로부터 f(x)가 중근을 가지는 경우라면 두 인접한 정수 근은 {-1, 0} 또는 {0, 1}일텐데,

그래프상 그 어떤 경우에도 f(x)가 중근을 가짐과 동시에 x=-1/4과 x=1/4에서 모두 감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하나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시험지에 간단하게 끄적여봄으로써 판단하는 것입니다. (분량 상 나머지 두 경우는 그래프 이미지를 첨부하는 것을 생략했습니다. 그러나 핵심은 같기에 같은 이유로 가능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1, 1] 이내에 총 3개의 실근이 있고, 그 중 2개 이상의 인접한 정수 근이 존재하는 경우는 3가지가 있습니다. 그러나,이라면이라는 식을 대입하기도 전에 이미 식이 특정되어 버리므로 과조건이 됩니다. 그렇기에 저는을 떠올렸습니다. (0<a<1)

그러나, 두 경우가 0과 1사이에 있는 x=1/4에서의 증감 여부로 인해 하나로 결정된다면, 가장 오른쪽에 있는 근이 x=a보다는 x=1이 되는 것이 개형적으로 더 유리하다고 생각했고, 그렇게에서식을 대입하고 x=1/4에서의 증감 여부를 확인함으로써 a=5/8임을 구했습니다. 이렇게 답을 구하고 바로 다음 문제로 넘어갔습니다. 물론 저 또한 40분간의 검토 시간에는 예외의 경우들을 하나하나 다 검증해보면서 확정해나갔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현재 기조의 킬러 문항들은 100%의 논리적 사고보다는 그래프들을 머릿속에 흐릿하게라도 그려가면서 30%의 논리적 사고를 곁들인 채 직관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요구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비단 저 뿐만이 아닌, 저희 다른 팀원들과의 풀이와도 전부 같습니다. 저희가 출판하고자 하는 수학 기출문제집의 모든 해설지는 ‘직관’을 중심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물론 이 게시글에 더해, 해설지에서는 논리적인 이유 또한 절대 간과하지 않습니다. 저희 팀에는 저보다 수학을 훨씬 잘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희 팀원들은 이미 문제의 모든 것을 아는 상태에서가 아닌, 문제를 처음 직면한 후에 머릿속에 드는 생각들을 하나하나 정리하고 그것들을 전부 다시 체계화하여 그 사고 과정을 기반으로 해설을 작성합니다. 저희는 Team BLANK이고, 여러분들에게 최고의 수학 해설을 보여드리기 위해 모든 방면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